소송의 시작부터 끝까지, 당신의 '여정'을 함께 합니다 법무법인 여정 김혜경 변호사입니다
부부나 연인 사이, 상대방의 휴대전화는 때로 '판도라의 상자'처럼 여겨집니다.
외도를 의심하거나 관계의 진실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잠금 패턴을 풀어 몰래 메시지나 사진을 확인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도덕적 비난이나 신뢰의 문제로 생각할 뿐,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범죄'라고는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 법원은 이러한 행위에 대해 명확히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여 휴대전화를 몰래 열어본 아내에게 유죄가 인정된 울산지방법원 판결(2025고정394)은
부부 사이라 할지라도 개인의 비밀과 정보는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독립된 영역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며,
다만 양형에 있어서 선고유예를 하였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은 남편인 피해자가 잠든 사이, 미리 알고 있던 피해자 휴대전화의 잠금 패턴을 입력하여 잠금장치를 해제했습니다.


📍 이후 휴대전화에 저장된 카카오톡 메시지(마사지 업체 및 종업원과 주고받은 내용)와 사진(출장 마사지 종업원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확인했고, 해당 내용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하여 증거로 확보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 형법 제316조 2항의 죄를 구성하기 때문에 유죄 인정
🗨️ 법원은 피고인이 잠금 패턴을 풀어 휴대전화의 내용을 확인한 행위를 '기술적 수단을 이용하여' '비밀장치한 전자기록'의 내용을 알아낸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즉, 스마트폰의 잠금장치(패턴, 비밀번호, 생체인증 등)는 형법상 '비밀장치'에 해당하며, 이를 해제하는 행위는 '기술적 수단'을 이용한 것으로 본 것입니다.
형법 제316조 2항
'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사람의 편지, 문서, 도화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기술적 수단을 이용하여 그 내용을 알아낸 자도 제1항의 형(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과 같다.
➡️ 다만, '선고유예' 판결
🗨️ 법원은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 피고인에게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이혼 소송이 진행 중으로, 재범 가능성이 크지 않은 점
- 그 외 피고인의 연령, 환경, 범행 경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습니다.
선고유예란
범정이 경미한 범인에 대하여 일정한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유예기간을 특정한 사고 없이 경과하면 면소(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것과 동일한 효과)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입니다(형법 제59조).
즉, 유죄는 인정되지만
실제 형의 선고라는 불이익은 받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명백한 범죄임을 확인하면서도,
부부 관계의 파탄이라는 특수한 배경과 정황을 참작하여 형사처벌의 수위를 조절한 것입니다.

📌 결론
💡 '알고 있는 비밀번호' 입력도 '기술적 수단'에 해당
본 판결의 가장 중요한 법적 의미는, 상대방이 알려주었거나 우연히 알게 된 비밀번호나 잠금 패턴을 입력하여 잠금을 해제하는 행위 역시 형법 제316조 제2항의 '기술적 수단'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점입니다.
흔히 '기술적 수단'이라고 하면 해킹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암호를 무력화하는 특수한 기술을 떠올리기 쉽지만, 법원은 스마트폰의 잠금장치를 법적으로 보호받는 '비밀장치'임을 명확히 하면서 이를 무력화하여 정보에 접근하는 일체의 행위를 폭넓게 인정한 것입니다.
💡 부부 사이에도 보호받는 '개인의 비밀'
이 판결은 부부라는 특수한 신분 관계라 할지라도 개인의 사생활과 비밀의 자유는 독립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혼인 관계가 상대방의 전자기록 등 사적 영역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며, 동의 없는 접근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이혼 소송 등에서 유리한 증거를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배우자의 이메일, SNS, 휴대전화 등을 무단으로 열람하는 행위가 위법하며, 오히려 형사상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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