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의 시작부터 끝까지, 당신의 '여정'을 함께 합니다 법무법인 여정 김혜경 변호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사는 단순한 종교적인 의식이 아니라
가족의 뿌리를 기억하는 정서적인 행위이자 공동체적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조상의 묘를 돌보고 제사를 모시는 일은
한 집안의 '가족 정체성'을 지탱하는 핵심적인 전통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가족의 분묘를 훼손하거나 유골을 모독하는 행위를 했을 때에는
이는 가족들에게 큰 마음의 상처로 이어지게 되는데요
그렇다면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 때
가족구성원 중 누가 가족의 분묘를 훼손하거나 유골을 모독한 행위를 한 사람을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대법원 판례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사실관계
📍 강원도 임야에 위치하고 있었던 원고의 조부모(소외1과 ○○ △씨), 원고의 부친(소외2)와 배우자(소외3)의 분묘가 문제가 된 사건이었습니다.
📍 원고는 위 각 분묘를 벌초하고 제사를 봉행하면서 실질적으로 관리하였습니다.
📍 2018. 07. 23. 소외 8과 피고2는 장남이나 종손인 소외 9로부터 묘지이장 이행각서를 받은 후, 2018. 10. 03. 위 분묘들을 파헤치고 그 안에 안치되어 있던 유골 4구를 꺼내 양철통에 담은 후 가스분사기를 이용하여 불에 태운 다음 분묘 입구 쪽 땅에 묻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망인들의 유골은 소실되거나 혼재되어 구분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 2019. 09. 05. 소외 8은 사망하게 되면서 소외 8의 어머니가 피고1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2020. 05. 28. 피고2는 분묘발굴유골손괴죄 및 장사등에관한법률위반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였지만, 1심 및 2심에서는 원고가 이 사건 분묘들의 관리처분권자인 제사주재자(소외 9)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제사주재자 아닌 원고에게도 피고들에 대하여 위자료 청구권이 인정된다"
대법원은
➡️ 분묘 발굴이나 유체·유골 훼손 행위로 인해 추모감정 등 인격적 법익이 침해되어 정신적 고통을 받은 사람은 행위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데, 이러한 청구권은 제사주재자나 분묘 관리처분권자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나아가 침해 여부는 행위자의 경위와 동기, 사회통념상 수용 가능한 방법으로 처리했는지, 망인과의 관계, 평소 분묘 관리 상태, 손상 정도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 판결문...
· 소외 8과 피고 2는 사회통념상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방법으로 유골을 처리하여 훼손하였고 이로 인해 망인들의 자녀 또는 손자녀이자 이 사건 각 분묘를 실제로 관리해 온 원고는 추모감정 등 인격적 법익이 침해되어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피고들에 대하여 위자료 청구권을 가진다고 볼 여지가 있다.
·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소외 8과 피고 2의 유골 훼손 행위와 관련한 구체적ㆍ개별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들의 행위가 원고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여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는지 여부를 심리한 다음 원고의 위자료 청구 인정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에 관하여 심리ㆍ판단하지 않은 채 원고가 이 사건 각 분묘의 관리처분권을 가지는 제사주재자가 아니므로 위자료 청구도 인정될 수 없다고 단정하고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 결론
이번 판결은 단순히 법적 권한을 가진 사람(제사주재자)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추모자'의 권리도 보호받아야 한다고 인정한 의미있는 판례입니다.


첨부파일 : 대법원 2023다28340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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