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기준 | 법무법인 여정 · 김혜경 변호사
이혼 후 300일 이내 출생한 자녀, 전남편 친생자로 추정된다면
이혼 후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는 민법 제844조에 따라 자동으로 전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됩니다. 이 추정을 번복하려면 가정법원에 친생부인 허가 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
이 글은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동포가 재혼 후 출산한 자녀의 한국 출생신고를 하려다 전남편의 친생자 추정 문제에 부딪힌 실제 사례를 다룹니다. 친생부인 허가 심판 절차와 법원의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민법 제844조 친생자 추정이란 무엇인가
친생자 추정이란 혼인 중에 출생하거나, 이혼 후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를 전남편의 자녀로 법률상 간주하는 제도입니다(민법 제844조 제1항·제3항).
이 추정은 자녀의 법적 지위를 신속하게 확정하기 위해 마련된 규정으로, 생물학적 사실보다 법적 안정성을 우선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사실이 다르다"는 주장만으로는 번복되지 않으며, 반드시 법원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이 규정이 재혼 가정에 예상치 못한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남편과 별거한 지 오래되었고 생부가 분명한 경우에도, 이혼 후 300일 이내 출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전남편의 자녀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사례 — 재외동포 A씨의 출생신고 과정
사건 개요
청구인: 재외동포 A씨 (여성, 해외 거주)
사건본인: A씨의 자녀 (해외 출생)
전남편: B씨 (사건 당시 이미 사망한 망인)
현 남편: C씨 (사건본인의 생부, 한국인)
※ 실제 사건을 각색하였습니다.
경위
A씨는 2010년대 해외에서 B씨와 혼인하였으나, 2010년대 말부터 별거를 시작하며 실질적인 부부관계가 완전히 해소되었습니다. 이후 약 10여 년이 지나 A씨는 현재의 남편 C씨와 교제를 시작하고 결혼식을 올렸으며, C씨와의 혼인신고를 위해 B씨와의 이혼 절차를 진행하였습니다.
이혼 절차가 진행되던 중 A씨는 C씨와의 사이에서 임신하였고, B씨와의 이혼이 성립하자마자 C씨와 혼인신고를 마쳤습니다. 혼인신고일로부터 약 6개월 후 자녀를 출산하였으며, 거주 국가에서는 A씨와 C씨의 자녀로 출생신고를 정상 완료하였습니다.
문제 발생
자녀의 한국 국적 취득을 위해 재외공관에 출생신고를 신청하자, 재외공관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안내를 받았습니다.
"민법 제844조에 따라 전남편 B씨의 친생자로 추정되므로, 친생부인 허가 심판을 받아야만 한국 출생신고가 가능합니다."
사건본인의 출생일이 A씨와 B씨의 이혼일로부터 300일 이내에 해당하였기 때문입니다.
친생부인 허가 심판이란 — 민법 제854조의2
친생부인 허가 심판이란 이혼 후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에 대해, 아직 혼인 중 출생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 한하여 어머니 또는 어머니의 전 남편이 가정법원에 전남편의 친생자 추정을 배제해 달라고 청구하는 제도입니다(민법 제854조의2 제1항).
이 제도는 2017년 10월 31일 민법 개정으로 신설되었습니다. 개정 전에는 친생자 추정을 번복하려면 반드시 친생부인의 소(訴)를 제기하여 확정판결을 받아야 했으나, 소송 절차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심판 방식의 허가 청구 제도가 도입된 것입니다.
이 사건의 A씨는 자녀에 대해 대한민국에서 혼인 중 출생신고가 이루어진 바 없으므로, 민법 제854조의2에 따른 친생부인 허가 청구 요건을 충족하였습니다.
친생부인 허가의 요건과 법원 판단 기준
민법 제854조의2 제2항에 따르면, 가정법원은 친생부인 허가 청구가 있는 경우 다음 두 가지 사항을 고려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합니다.
첫째, 과학적 검사 결과 — 혈액채취에 의한 혈액형 검사, 유전인자 검사 등 객관적 방법에 의한 결과
둘째, 그 밖의 사정 — 장기간의 별거, 동거 부재 등 부부관계의 실질적 단절을 보여주는 사정
이 사건에서는 ① A씨와 B씨가 2010년경부터 별거를 시작하여 이혼 시까지 동거 및 부부관계가 전혀 없었다는 사정, ② 유전자 검사를 통해 사건본인과 C씨 사이에 친자관계가 과학적으로 확인된 점이 주요 근거로 제시되었습니다.
법원은 다음 세 가지를 이유로 친생부인 허가를 결정하였습니다.
- 실질적 부부관계의 단절: A씨와 B씨가 오랜 기간 별거하였고, 이혼 시까지 동거나 부부관계가 전혀 없었음
- 생부의 명확성: 유전자 검사로 사건본인의 생부가 C씨임이 과학적으로 입증됨
- 사건본인의 권리 보호 필요성: 자녀가 생부와의 법적 관계를 정상적으로 형성할 이익
심판 확정 이후 — 출생신고 완료까지
민법 제854조의2 제3항에 따르면, 친생부인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민법 제844조 제1항 및 제3항의 친생자 추정이 미치지 않게 됩니다.
즉, 이 심판이 확정되면 사건본인은 더 이상 망인 B씨의 친생자로 추정되지 않습니다. 이를 근거로 A씨는 재외공관을 통해 사건본인을 C씨와 A씨의 자녀로 한국 출생신고를 정상적으로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혼 후 300일이 지나서 출산한 경우에도 전남편 자녀로 추정되나요?
A. 아닙니다. 민법 제844조 제3항은 혼인 종료 후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에 한하여 전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합니다. 300일이 경과한 후 출생한 자녀는 이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으므로, 별도의 친생부인 허가 심판 없이 출생신고가 가능합니다.
Q. 친생부인 허가 심판과 친생부인의 소는 어떻게 다른가요?
A. 친생부인의 소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여 판결을 받는 절차인 반면, 친생부인 허가 심판은 소송보다 간이한 심판 절차를 통해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는 제도입니다. 다만 친생부인 허가 심판은 아직 혼인 중 출생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만 청구할 수 있으며, 이미 전남편의 자녀로 출생신고가 된 경우에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Q. 전남편이 이미 사망한 경우에도 친생부인 허가 심판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민법 제854조의2는 전남편의 생사를 요건으로 규정하지 않습니다. 이 사례에서도 전남편 B씨가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 어머니 A씨가 단독으로 청구하여 허가를 받았습니다. 전남편이 사망한 경우 상대방 없이 청구인만으로 심판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Q. 유전자 검사는 반드시 해야 하나요?
A. 법 조문상 과학적 검사는 법원이 고려하는 사항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강제 요건은 아닙니다. 다만 실무적으로 생부와 자녀 사이의 유전자 검사 결과는 법원의 허가 결정에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별거 기간이 명확하더라도 유전자 검사 결과를 함께 제출하면 심판 진행이 훨씬 원활해집니다.
Q. 재외동포는 어느 법원에 친생부인 허가 심판을 청구해야 하나요?
A. 가사소송법에 따라 사건본인의 주소지 또는 청구인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청구합니다. 재외동포의 경우 국내 주소지가 없을 수 있으므로, 사건의 관할 법원 특정에 관해 사전에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법무법인 여정과 함께하세요
친생부인 허가 심판은 준비해야 할 서류와 증거, 법원 절차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사건입니다. 특히 재외동포의 경우 국내 법원 절차와 재외공관 신고 절차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므로, 경험 있는 변호사의 도움이 실질적인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 줍니다.
법무법인 여정 김혜경 변호사는 가족관계, 친생자 관련 심판·소송을 포함한 가족법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소송의 시작부터 끝까지, 당신의 '여정'을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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